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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 합천 해인사 백련암(白蓮庵)

매년 그러했듯이 올해에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 하여 사찰탐방을 나섰다.
부모님을 모시고 바람도 쐬고 기도할 것이 많으신 어머니의 사찰방문을 도울 겸 가족이 모두 한 차를 탔다.
'부처님 오신 날' 전날에 어디를 갈 지가 결정되는데 올해에 어머님께서 '해인사'에 '성철스님'이 머무셨던 암자로 가자고 하셨다. 인터넷의 유용성을 발휘하여 검색을 해보니 '백련암'이라고 소개되어져 있었다.
무심코 떠난 '백련암'은 기대 그 이상 그 자체였다. 


'백련암(白蓮庵)'은 '해인사' 산내 암자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로 몇해전 '성철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주석하신 곳이라고 한다. '해인사'로 올라가는 길을 가다가 보면 오른쪽으로 꺽여 산으로 향하는 길이 보이면 계속해서 올라가면 된다. 걸어서 올라가면 한참이 걸릴 것 같아보이는데 간 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 '해인사' 전체를 개방하여 '백련암'까지 아무 제재 없이 자가용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생각보다 길이 좁고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곳이 있어 운전에 조심을 해야 한다.



약간은 거치른 도로를 올라가면서 이렇게 힘들게 올라가 보통 암자면 어떻지 하며 걱정을 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사진 한장으로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5월 중순, 파란 하늘 아래 푸르른 나무와 철쪽이 활짝 핀 암자... 차에서 내리는 순간 우와...정말 입이 벌어졌다.



'해인사'의 산내암자라 '천왕문'등의 기본 가람은 없다. 하지만 여태까지 다녀 본 암자 중 가장 그 규모가 컸고 그 위치 또한 제일 좋았다. 암자로 올라가는 길은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계단으로 일주문으로 들어가는 길(첫사진)과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암자의 일주문을 지나면 오른쪽에는 해우소가 위치하고 있고 정면에는 백련암이라 적혀있는 편액이 걸려있는 이층 건물이 보인다. 좌측으로는 담벼락 옆으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앞에 보이는 이층 건물(?)에는 공양간과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 뒤돌아 보면 아래층에서 본 건물이 이층 건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이 다른 곳 각층에 단층건물로 지어 진 것이 아래층에서 겹쳐 보였던 것... 윗 건물의 편액에는 정념당(正念堂)이라고 젹혀있다.  


암자의 앞마당에는 약수가 흘러나오는 바위와 그 위에 놓인 큰 바위가 보인다. 인위적으로 올려놓은 것처럼은 보이지 않으니 아마 원래 있던 기암 주위로 흙을 쌓아 보존하면서 그 주위로 가람을 지은 것이라 상상해보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 기암이 부처님의 얼굴과 같다고 하여 불면석(佛面石)이라 불리며 자연석탑이 맞다고 한다.멀리 뒤에도 봉우리처럼 보이는 기암이 보인다.(사진은 같이 간 형님이 촬영한 것을 허락을 받고 사용함)



계단의 오른쪽에는 암자의 중심공간에 주 가람으로 생각되는 고심원(古心院)이 위치하고 있다. 단청을 하지 않은 가람은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고 바닥과 계단을 이루고 있는 돌들이 약간씩 틈이 보이는 것이 지반이 안정되지 않았거나 대충지었거나...둘 중 하나인데... 상상에 맡긴다. 이 가람은 부처님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성철스님 소조상을 모시고 있다. 단청을 하지 않은 이유는 성철스님이 '내 집은 단청하지 않는다'라고 하셔서 백련암 전각들이 대부분 단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형님의 사진을 한번 더 사용해봤다. 최근에 구입한 SONY DSC-HX5V는 똑딱이로는 너무 좋다.



블로그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 사진의 우측에서 좌측으로 기둥에 금색으로 새겨진 주련은 성철스님이 열반에 들기 전에 남기신 열반송(涅槃頌)이라 하군요.
생평기광남녀군(生平欺狂男女群) - 한평생 남녀 무리를속여 미치게 했으니
미천죄업과수미(彌天罪業過須彌) - 그 죄업이 하늘에 닿고 수미산을 덮었다
활함아비한만단(活陷阿鼻限萬端) - 산채로 아비지옥에 떨어지니 그 한이 만 갈래나 되고
일륜토홍괘벽산(一輪吐紅掛碧山) - 한 바퀴 붉은 해는 푸른 산에 걸렸도다.


고심원에서 백련암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을 형님 사진기로 파노라마로 담아 보았다.


고심원의 우측 계단을 올라가면 영자당(影子堂)이 위치하고 있다.


그 외의 전각으로는 좌선당, 원통전, 천태전, 적광전 등이 있다.




적광전을 지나면 다시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내려가는 길은 경사진 곳에 가람을 올리기 위한 축대가 얼마나 잘 쌓여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조금 더 내려가면 느티나무가 보이는데 거기에서 좌측으로 가면 일주문 좌측의 길과 연결된다.





아직 전국 팔도를 다 돌아 본 것은 아니지만 백련암은 지금까지 돌아본 암자나 사찰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가람으로 가을에 단풍이 지면 봄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일 것라고 상상해본다.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이 또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