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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 평창군 월정사(月精寺)

또 다시 찾아온 여름 휴가를 맞이하여 벼르고 벼르던 '월정사'를 찾아갔다. 생활의 무대가 경남인지라 강원도 평창까지 가는 길은 참 멀고도 멀었다. 마산에서 구마고속도로로 대구 금호분기점까지 가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만종IC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 탄 후 강릉방향으로 진행하여 진부IC에서 내려 월정사 입구까지 무려 약 394km를 달려 도착한 곳은 사진으로 담기보다는 직접와서 자연 그 자체를 느껴봐야하는 그런 곳이었다.


'월정사(月精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동쪽 계곡의 울창한 수림 속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현재의 '월정사'는 한국전쟁 당시 모두 화재로 타버리고 1964년 재건되었다.

'월정사'는 사찰 자체도 유명하지만 '일주문'에서 시작하는 오래된 전나무 숲으로 더 유명하다. 출입구 전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구경하는 방법도 있지만 '상원사'라는 다른 구경거리를 보기 위해서는 차로 한참을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주차장에 주차한 뒤 전나무숲길을 왕복해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일주문'에는 '월정대가람(月精大伽籃)'이라는 현판이 달려 있다. 가람의 크기로 사찰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지만 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라고 하기에는 가람이 그리 크지 않다. 게다가 화마로 재건된지 약 40년이 지난 가람들이라 옛스러움도 찾기는 힘들다. 하지만 울창한 전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는 '월정사'를 걷는 것 만으로도 여름의 한더위는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일주문'에서 시작하는 '월정사'의 전나무 숲은 '통도사'의 산책로와 '백양사'의 단풍나무길, '해인사'의 산책로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곧게 하늘 높이 뻗어 있는 '전나무'가 산책로의 양옆에서 천장이 높은 터널을 형성하고 있어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더위를 잊게 해주며 오랫동안 사람을 접해서인지 겁을 상실하고 뛰어 다니는 다람쥐들이 걷는 이들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



'전나무 길'을 걷다가 보면 '성황각(城隍閣)'이 좌측 길가에서 위치해 있다. '일주문'을 지나 '성황각'을 만나는 사찰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나무 숲의 끝에는 '월정사'로 가는 길과 주차장으로 가는 길로 나뉘어 진다. 주차장이 전나무 숲과 '월정사' 사이에 위치해서 전나무 숲을 보기 위해 '일주문'을 향해 거꾸로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오랜 시간 운전으로 인한 굳어 있던 몸을 풀기에도 적당했다.


조금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 '천왕문'을 만날 수 있다. 특이하게도 '천왕문'을 지나서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어서 주차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아쉬운 점이다.



'천왕문'을 지나면 '금강루'를 만나게 된다. '불이문' 대신 누각의 모습을 한 '금강문'으로 현판 글씨를 알아볼 수 없어 '월정사 홈페이지'의 전각안내를 살펴보지 '금강루'라고 적혀있다. '금강문(金剛門)'이라는 현판은 아래에 조그만하게 적혀 있었다. '금강루'를 지나면 '적광전'을 비롯하여 교과서에서 만났던 국보 제 48호 '팔각구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월정사'에는 국보가 있는데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이다. 고려시대 10세기경 작품으로 국보 제48호로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이다. 탑의 맞은 편에 있는 보살상은 '석조보살좌상'으로 원본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보물 제 139호로 지정되어 있다. 중학교때 배웠던 기억에는 월정사지 '팔각구층석탑'이었는데 아마도 화마로 가람들이 모두 타버려 '월정사지'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 같다. 1970년 해체보수를 통해 석판을 갈아서 모습은 보존되어 있으나 과거의 그대로의 모습은 아니라고 한다.



'월정사' 가람배치의 중심이 되는 가람은 '적광전(寂光展)'이다. '월정사'의 '적광전'은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어 특이한 경우이다. 이는 이전에 '대웅전'이던 것을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신다는 의미로 현판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월정사'에 대한 기대를 가슴 가득안고 강원도까지 올라갔는데 좋은 사진은 남기지 못했다. 풍경이 아름답지 않아서가 아니라 '전나무숲'에서의 느낌을 사진으로 표현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느낄 수 없는 그런 것들을 직접 걷고 공기를 들여마시면서 몸소 체험해봐야 한다는 것... 그게 여행이라는 사실을 이번 휴가를 통해서 재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그날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월정사'의 '전나무숲'은 가족들이 함께 천천히 걸으면서(할 수 있다면 맨발로) 이야기를 나누며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할 수 있는 장소로 빠른 것을 강조하는 지금의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 더 천천히 자연을 몸소 느끼며 한걸음 쉬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가족여행 장소로 추천하고 싶다. 단, 남쪽에 사시는 분들은 너무 거리가 멀어서 왔다 간다고 진을 뺄 수 있으니 계획을 잘 짜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