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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식당] 부산횟집


'남해(南海)'라고 하면 '남해안(南海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다. '논산훈련소'에서 같은 소대에서 훈련을 받았던 형님도 '남해'에 배치 받았다고 하니 어디라고 다시 물었다.
내가 배치되어 일하고 있는 이 곳은 '남해(南海)'라는 섬이며 행정구역상 '남해군'에 해당하는 곳이다.

어쨋든 남해안 바닷가라 '회'가 유명하다고 다들 생각한다. 그래서 소개할 식당이 '부산횟집'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곳에는 '회'를 팔지 않는다. 메뉴에도 단 한가지 '물회'만 적혀있다. 이전에는 '회'를 팔았다고 하나 워낙 '물회'가 유명해지고 해서 지금은 '회'를 팔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회'와 '물회'의 차이점은 뭘까...
똑똑한(?) 네이버 국어사전을 빌려 표현하면 '갓 잡아 올린 생선이나 오징어를 날로 잘게 썰어서 먹는 음식. 잘게 썬 것을 파, 마늘, 고춧가루 따위의 양념과 함께 버무린 뒤 물을 부어서 만든다.'라고 정의한다.

잘게 썰어서 먹는 것까지는 '회'와 차이 없으나 양념과 버무린 뒤 먹는 다는 차이가 맛에서는 아주 큰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부산횟집'은 이전에도 왔던 적이 있던 곳이었다. 2007년 봄에 '광양 매화마을'에 갔다가 '남해군 고현면 보건지소'에 있던 후배에게 놀러왔다가 식사하러 갔던 곳... 그때 기억은 입구에 들어서자 말자 "우리는 회 안팔아요"라는 이야기에 '뭐 이런 집이 다 있어...'라고 투덜거리고는 빨리 먹고 일어났던 곳....

그런 곳을 다시 가게 된 이유는 작년에 일년 먼저 '공보의'로 일하고 있던 형님에게 괜찮은 식당 없냐고 묻자 "사장이 불친절하지만 먹을 만한 식당"이라고 추천해서였다.

'부산횟집'은 유명한 지 만도 맵피(Mappy) 검색에도 나온다. 단, 남해에서 검색했을 때 '부산횟집'이 두군데 검색되는데, '서면'에 있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남해읍에서 올 때에는 '남해스포츠파크'를 향해 주행하다가 '새남해농협 서면지점'을 지나 나오는 갈림길에서 서상리 방향으로 우측으로 주행, 이후 '남해스포츠파크'의 '게이트볼장'과 '소축구장'이 보이며 좌측에 '여수행' 배를 탈 수 있는 항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면 '부산횟집'이 보인다.

입구에서 들어가면 계단을 통해 조금 내려가 식당 내부가 보이는데 좀전에 말했듯이 '메뉴판'에 메뉴는 단 하나 '물회' 그래서 주문할 때는 몇인분만 말하면 된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사기 그릇에 담긴 '열무'와 '배추'로 담군 '물김치'가 나온다. (참고로 이 식당의 음식에는 대부분 '물'이 붙는다.)


사진을 보기에는 맛은 없어 보이지만 사실 맛있다. 아니 시원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식당의 컨셉은 '물'과 '시원' 그리고 '불친절'이다. '물김치'는 간이 적당하게 되어 나중에 나올 '물회'의 맛을 살려준다. 다른 밑반찬이 필요없고 또한 나오지도 않는다.

조금있어 '스텐레스 대야'에 담겨져 나오는 '물회'와 '양념'이 식탁에 올려진다. 보통 다른 '물회'집에 가면 개인그릇에 담겨져 '물회'가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곳은 다르다. 시킨 양을 그대로 '스텐레스 대야'에 담아서 올려준다. 그 양이 엄청나서 처음에는 양으로 승부하는 집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여기서 이 식당의 '불친절'함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하나... 이렇게 '대야' 체로 주고서는 먹는 방법을 모르고 조금씩 떠 먹고 있으니 서빙하시던 아주머니 曰, (경상도식 퉁명스럽게) "그렇게 먹는게 아닌데, 먹을 줄 모르면 물어봐야지" 헐... 그럼 처음부터 가르쳐 주던지... 그리고 같이 나온 '양념'은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니 "다 알지 않냐고" 오히려 받아치는 모습이... 일부러 그런 컨셉을 잡으시는 건지 아님 한번보고 안 볼 외지 손님이라 대충하는 건지... 이 집의 최대 단점 중 하나...

하지만 이런 단점도 음식 맛으로 커버가 된다. 그게 답이다. 그래서 자주는 아니지만 자극적인 시원한 것이 먹고 싶을 때 간다. 사실 해장으로도 좋다.

다시 음식이야기로 돌아가면, 대야에는 양식이 아닌 직접 잡은 '잡어'로 만든 '회', 그리고 '야채', '얼음'이 매콤한 고추장 양념에 버물어져 있다. 먹는 방법은 조금씩 건져 먹는게 아니라 자기 그릇에 가득 담아서 대야를 비우고 조금씩 먹으면 얼음이 녹으면서 양념과 함께 육수를 만들게 된다. 그러면 회와 야채를 대충 다 건져 먹으면 남은 육수에 나온 육수에 '사리'를 비벼 먹는다.

'사리'까지 먹고 나면 사실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은 충분히 많다. 생선은 제철 생선을 종류에 상관없이 '잡어'로 섞어 나오기 때문에 계절에 관계없이 맛은 좋다.

'부산횟집'에도 부모님, 형님, 친구들을 한번씩은 데리고 갈 정도로 그 맛이 자극적이며 땡기는 곳이다. 특히 매운 음식으로 해장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뜨겁지 않고 차게 해장할 수 있는 추천할만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시 말하는 이 식당의 컨셉인 '물', '시원', '불친절'에 혐오감을 느끼는 분이라면 비추...

가격은 일인분에 13,000원으로 저렴하지는 않다. 이런 가격에도 불구하고 타지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나의 입맛에만 맞는 식당은 아님에 확신을 한다.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가 담긴 글입니다. 상업적인 의도는 없으며 음식의 맛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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