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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식당] 광양횟집


한 해 늦게 들어온 앞 병원 신경과 과장이 맛있다며 아프다는 나와 우리병원 신경외과 과장을 데리고 도경계를 넘어서 도착한 '광양횟집'. 앞 병원 원장이 자기네 과장들 데리고 먹으러 왔다고 하는 원장의 단골집이란다. 알고보면 앞병원 원장이 우리병원 원장인데 2008년 봄에 첫발령 때 회식 한번하고는 2년동안 한번도 안사주더니... 그래서 우리는 우리돈 주고 사먹으로 왔다...


'광양횟집' 입구에 달려있는 플랜카드에 '섬진강 강꿀(전, 죽) 백합구이 전문'라고 적혀있다. '강꿀'은 '강굴'의 방어형태로 강에서 난다는 '굴', '벚굴'로도 알려져 있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따서 먹는다고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섬진강 하구쪽에서 많이 채취되는데 일반 굴보다 3~4배 더 크다.

사장님이 식당 앞에 가건물로 구이를 해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를 안내했다.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이어서 식탁은 구이불판이 깔려 있었다.



이전에 회식으로 와 봤던 신경과 과장이 백합과 벚굴을 먹자고 해서 주문을 했다. 주문판을 보면 알겠지만 '벚굴'은 '벅굴'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밑반찬은 정말 단순했다. 오이, 당근에 김치... 구이에 전념을 할 수 밖에 없는 밑반찬... 나중에 '굴전'이 나왔는데 그건 먹을 만 했다.


조개구이를 먹기 위한 도구들이 밑반찬하고 나왔는데... 정말 연장이 나왔다. 불에 달구어진 굴, 조개껍질을 잡기 위한 목장갑과 조개살을 잘라서 먹으라고 나온 칼... 쇠로 된 수저도 있었지만 조개살을 잘 집어 먹어라고 나온 나무젓가락...
과장들끼리 농담삼아 여기선 술을 많이 마시면 안된다고 했다. 칼부림나면 끝장이라고...


'자연산벅굴(벚굴, 강꿀)'이 나왔다. 굴의 평균 길이가 성인의 손바닥 펼쳤을 때 길이로 덩치또한 크다. 사장님께서 옆에 앉아 구워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으로는 자라는데 몇년 걸리며 빨리 캐기 시작하면 1월부터도 캐긴 하지만 3월말에서 4월 초가 가장 알이 굵다고 한다.



굴껍질만 큰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사장님이 까주신 굴을 보면 껍질만큼 그 속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간 노릇하게 구워져 나온 '벚굴'은 일반 바다굴보다는 바다향과 바다맛이 적고 담백했다. 굴에서 나온 즙까지 다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짜지 않으면서 담백한 굴의 육즙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굴껍질 채로 들어서 마셔야 한다고 옆에서 사장님이 조언을 해주신다. 살은 앞에서 소개한 연장으로 잘라서 김치에 싸 먹으면 좋다고 한다.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된다.


사장님이 한번 먹어봐라고 내어주신 '굴전', 주문을 하면 한접시에 20,000원이나 한다. 굴의 크기로 볼 때 '벚굴'은 아닌 듯하다. 맛은 풋고추를 넣어서 부쳐서인지 약간 매콤하면서도 굴맛이 잘 어우러져 있어 먹을 만하다.




'벚굴'과 함께 주문한 '백합'은 조개의 여왕으로 불리어질 정도로 그 맛이 좋은 조개다. 구이로 해먹기에는 사실 비싼 조개다. '백합'이 큰 것은 길이가 8.5cm 정도까지 자란다고 하는데... 이 날 '백합'은 약간...작았다. 우리를 데려간 신경과 과장도 저번에 원장과 함께 왔을 때보다 작다고 했다. 그 때는 참 컸다고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름난 식당에 가려면 지역유지나 오래된 단골과 같이 가야지 아니면 일반 손님으로 분류되어 같은 돈을 내고도 하품으로 식사를 해야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백합'이라고 맛과 그 육질은 쫄깃하고 맛있었다. 맛은 '벚굴'보다 '백합'이 좋았다. '벚굴'크기의 '백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지막으로 나온 '백합죽'... 이날 먹은 것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남해에서 전복죽만 먹다가 조개죽을 먹어서일까... 간도 맞고 입맛에도 맞았다. 조개살이 듬뿍 들어가 있어서 영양 또한 전복죽에는 비할 바 아니겠지만 좋을 듯하다. 입맛 없는 분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혹시라도 찾아가실 분은 네비게이션 사용 시 주소검색을 하길 바란다. 사용하고 있는 '맵피'에는 '광양횟집'은 검색이 되지 않았다.
주소는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845-62번지로 남해고속도로 '진월IC'에서 하차해서 찾아가면 된다.

맛집이라기보다는 겨울과 초봄의 별미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라고 나름대로 평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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