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08-10-03]

진공 2008. 10. 3. 23:58
공보의가 되면 반드시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분당에서 자취하는 후배의 집이나, 이전에 남해에서 공보의를 했던 후배의 집에서
가장 부러워했던 것은 언제나 피아노를 치고 싶을 때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 있던 오래된 업라이트 피아노도 없어지고 나니 더 그리워졌고
피아노가 있는 곳에 가면 그냥 치고 싶어서 몸이 간지러워 잘 연주하지도 못하면서 피아노를 만지곤 했다.

그래서 남해에 오고 나면 사실 디지털 피아노부터 구입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씀씀이가 커져 카드 대금도 많아지고 보험을 들다보니
지출이 많아져 여유가 없어졌다.

하지만 디지털피아노에 대한 욕구는 줄어들 지 않아
계속해서 인터넷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어느 회사의 모델을 살 지, 어떻게 자금 조달을 할 지 시간이 날 때면 고민하고 했다.

결국 당직 때문에 병원에서 밤을 보내면서
내 자신과 타협을 봤다.
하고 싶은 걸 하자... 그러나 조금은 덜 부담스러운 모델로 구입을 하자.

그래서 계속 고집하던 야마하 디지털 피아노를 포기하고
가격대비 효율이 좋다고 하는 가와이 디지털 피아노 CL-30을 구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마음을 먹으니 우선 공간이 필요해 진료실 책장과 옷장을 옮겨 피아노 놓을 자리를 만들었다.
새벽에 생쇼를 한 것이다. 덤으로 청소까지 했다.

그리고 악기 전문 쇼핑몰에서 3개월 할부로 디지털 피아노를 구입했다.
할부는 이제 안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금액이 커서 3개월 분할하여 결제하기로 했다.

그러고나니 인터넷을 악보도 PDF 화일로 받아놨던 것을 정리하고
기본부터 하려고 교본을 주문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걱정이고 경제적인 부담은 또 어떻게 해결할 지 걱정이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도착할 것인지 기다리는 이 기분을 즐기고 있다.